안창성 경제·증시 리포트 | 글로벌 거시경제 & 반도체 빅테크 심층 분석

삼성전기 주가 다시 130만원,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6910억과 MLCC 쇼티지가 뜻하는 것: 세종 택시기사의 투자 노트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 6,910억원으로 역대 최대. MLCC와 FC-BGA 공급 부족, 가격 인상, 장기계약 7건의 의미와 6월 고점 대비 42% 낮은 주가, 목표주가 평균 241만원, PER 비교와 리스크를 세종 택시기사의 투자 노트로 쉽게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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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택시 승강장에서 삼성전기 주가 급등을 확인하는 택시기사 일러스트

이 글의 화자 ‘나(윤석구)’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의 개인투자자입니다. 다만 글 속의 날짜, 주가, 실적, 지분율, 증권가 분석은 모두 실제 보도와 공시, 회사 발표 자료에 근거했습니다. 주가는 별도 표시가 없으면 한국거래소 정규장 종가 기준입니다.

먼저 3줄 요약

  1. 삼성전기가 10월 28일 3분기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65% 늘었고, 시장 예상(약 6,450억원)도 웃돌았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8.4%로 1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2. 비결은 AI 데이터센터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의 공급 부족입니다. 공장은 사실상 꽉 차게 돌아가고, 가격은 오르고, 고객사들은 몇 년치 물량을 미리 계약하고 있습니다.
  3. 그런데 주가는 6월 종가 최고가 227만원에서 10월 26일 111만8천원까지 반 토막이 났다가, 실적 발표를 전후한 이틀 동안 16.8% 올라 130만6천원이 됐습니다. 증권가 목표주가 평균은 약 241만원이지만, 높은 주가수익비율(PER)과 AI 투자 둔화 우려, 환율이라는 숙제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프롤로그: 10월 28일 오후 3시 32분, 세종 정부청사 앞 택시 승강장

세종 택시 승강장에서 삼성전기 주가 급등을 확인하는 택시기사 일러스트
10월 28일 삼성전기는 8.74% 오른 130만6천원에 마감했고, 이틀 동안 16.8% 반등했다.

나는 세종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윤석구다. 올해 쉰여섯. 조치원 제지공장에서 22년 동안 종이를 말고 자르다가, 공장이 문을 닫던 해에 퇴직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샀다. 그게 벌써 9년 전 일이다. 세종은 택시 기사에게 묘한 도시다. 낮에는 서류 봉투를 든 공무원을 태우고, 저녁에는 공단에서 퇴근하는 엔지니어를 태운다. 그중에는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사람들도 있다.

10월 28일 수요일 오후 3시 32분. 정부청사 앞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휴대폰을 열었다. 장이 막 끝난 시각이었다.

삼성전기 1,306,000원 (+8.74%)

전날에도 7.42% 올랐으니 이틀 만에 16.8%가 오른 셈이다. 화면 위쪽에 코스피도 붉게 떠 있었다. 6,012.44, 6.63% 상승. 10거래일 만에 6천선을 되찾았다는 뉴스가 줄줄이 올라왔다.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익 6천910억원…역대 최대 분기 실적”
“코스피, 하이닉스 훈풍에 6.6%↑…10거래일만 6천피 탈환”
“삼성전기 ‘2027년 역대 최대 실적 예상’”

나는 운전석 문을 반쯤 열어 둔 채 한참을 앉아 있었다. 2주 전 이 종목은 하루에 15% 넘게 떨어졌다. 그날 나는 오후 내내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잘못 줄 만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렇다. 6월에는 220만원을 넘던 주식이 10월 26일에는 111만8천원이었고, 오늘은 다시 130만원이다. 롤러코스터도 이렇게까지 오르내리진 않는다.

뒷문이 열리고 손님이 탔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맨 30대 남자였다.

“기사님, 연서면 쪽으로 가 주세요. 삼성전기 사업장이요.”
“아, 거기 다니세요? 오늘 회사 잔치 분위기겠네요.”
“하하, 저희는 주식 얘기 회사에서 잘 안 해요. 근데 오늘은 다들 휴대폰 보더라고요.”

나는 웃으며 차를 출발시켰지만 속으로는 묻고 싶은 게 산더미였다. MLCC가 정확히 뭔지, 왜 그렇게 모자란다는 건지, 그런데 왜 주가는 6월에서 반이 날아갔는지. 물론 묻지 않았다. 손님에게 자기 회사 주가를 묻는 건 우리 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예의가 아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식탁에 앉았다. 아내 정미숙은 드라마를 보다가 내 얼굴을 보고 말했다.

“오늘은 올랐다며. 근데 얼굴이 왜 그래.”
“올라도 무서워. 왜 오르는지 모르고 오르는 게 더 무서워.”

그래서 노트를 폈다. 택시 운행일지를 쓰던 스프링 노트다. 앞쪽엔 날짜별 운행 거리와 수입이, 뒤쪽엔 이제부터 삼성전기에 대해 알게 된 것을 적기로 했다. 서울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딸 다은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아빠 숙제 좀 봐 줘.” 마침 다음 날 세종 고객사 출장이 잡혀 있던 다은은 그날 밤 기차를 타고 내려오겠다고 했다. 이 글은 그 노트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나의 삼성전기 매매 일지

부끄럽지만 내 계좌부터 털어놓는다. 그래야 이 이야기가 왜 나에게 절실했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날짜 한 일 가격 수량
2026년 2월 말 손님들 대화를 듣고 처음 매수 44만원대 10주
2026년 6월 중순 200만원 돌파 뉴스에 추가 매수 221만원 3주
2026년 7월 말 폭락장에서 손절 고민, 버팀 장중 80만원대 13주 보유
2026년 10월 15일 하루 15.4% 급락, 잠 못 잠 116만3천원 13주 보유
2026년 10월 28일 역대 최대 실적, 이틀 16.8% 반등 130만6천원 13주 보유

※ 화자의 매매 일지는 가상이며, 가격은 해당 시기 실제 주가 범위 안에서 설정했습니다.

평균 단가는 약 85만5천원이다. 계좌 전체로는 아직 50% 넘게 이익이지만, 6월에 산 세 주는 40% 넘게 물려 있다. 2월의 나는 운이 좋았고, 6월의 나는 욕심이 많았다. 10월의 나는 이제라도 공부를 해야 했다.


1장. 삼성전기는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 ‘전자산업의 쌀’과 반도체의 ‘아파트 기초’

쌀알과 MLCC 부품을 돋보기로 비교하는 화자 일러스트
MLCC는 전기를 잠깐 담았다 내보내는 초소형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밤 10시, 오송역에서 다은을 태웠다. 차에 타자마자 내 노트를 뺏어 들더니 웃었다.

“아빠, 첫 줄이 ‘MLCC = ?’야. 물음표가 세 개나 있네.”
“모르니까 물음표지. 너는 알아?”
“회계 감사하면서 전자부품 회사 재무제표는 좀 봤지. 쉽게 말해 줄게.”

회사의 뼈대: 세 개의 사업부

삼성전기는 1973년에 세워진 삼성그룹 계열 전자부품 회사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삼성전자 외 특수관계인 4곳을 합친 지분이 23.77%다. 국민연금도 9.95%를 들고 있다. 대표이사는 장덕현 사장이다. 사업은 크게 세 덩어리로 나뉜다.

사업부 주요 제품 쉬운 비유 3분기 매출 1년 전 대비
컴포넌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인덕터, 실리콘 커패시터 회로 곳곳에 놓인 작은 물탱크 1조8,830억원 +36%
패키지솔루션 FC-BGA, BGA 등 반도체 패키지기판 반도체 칩이 올라앉는 아파트 기초 9,390억원 +58%
광학솔루션 스마트폰·전기차·로봇용 카메라 모듈 기계의 눈 9,413억원 +3%

다은은 냅킨에 그림을 그렸다.

“MLCC는 전기를 잠깐 담아 뒀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부품이야. 크기는 깨알보다 작아. 큰 건 쌀알만 하고 작은 건 모래알만 해. 휴대폰 하나에 천 개쯤 들어가고, 전기차에는 만 개쯤 들어가. 그래서 사람들이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러.”
“쌀이라. 밥 짓는 데 쌀이 빠지면 안 되듯이?”
“응. 그리고 반찬보다 쌀이 먼저 떨어지면 식당은 문 닫아야 하잖아. 지금 AI 데이터센터가 딱 그 상황이야.”

쉬운 예시: 수도꼭지와 물탱크

우리 아파트 꼭대기에는 물탱크가 있다. 아침 7시, 모든 집이 동시에 샤워를 틀면 수도관만으로는 수압이 모자라서 물탱크가 그 순간을 메워 준다. AI 반도체도 똑같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한꺼번에 계산을 시작하는 순간 전기가 확 몰린다. 그 순간 전압이 흔들리지 않게 작은 물탱크 수십만 개가 칩 주변에서 전기를 내준다. 그게 MLCC다.

키움증권 자료에 따르면 MLCC가 들어가는 개수는 기계가 똑똑해질수록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기기 기기 한 대(랙)당 MLCC 탑재량
PC 약 800개
스마트폰 약 1,000개
일반 서버 약 2,000개
전기차 약 1만개
자율주행차 약 2만개
AI 서버 GB200 NVL72(랙 단위) 약 23만개
AI 서버 GB300 NVL72(랙 단위) 약 44만개
차세대 베라 루빈 세대(랙 단위) 약 60만~80만개 이상 추정

※ 키움증권 추정. 베라 루빈 세대는 코리아헤럴드 보도(약 80만개)와 키움증권 추정(60만개 이상) 사이의 범위로 표기

스마트폰 한 대에 1천 개가 들어가는 부품이, AI 서버 한 랙에는 수십만 개 들어간다. 그 랙이 데이터센터에 수천, 수만 개씩 깔린다. 다은이 덧붙였다.

“그리고 AI 서버용은 일반 MLCC가 아니야. 크기는 작은데 용량은 커야 하고, 뜨거운 데서도 버텨야 해. 이런 초고용량 제품을 제대로 만드는 회사는 사실상 일본 무라타랑 삼성전기 정도래.”

두 번째 무기: 반도체가 올라앉는 ‘기초 공사’

삼성전기의 두 번째 무기는 FC-BGA라는 반도체 패키지기판이다. 칩은 손톱만 한데, 그 칩을 컴퓨터 기판에 연결하려면 수천 개의 미세한 길을 깔아 준 중간 판이 필요하다. 아파트로 치면 기초 공사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기초가 넓고 단단해야 하듯이, AI 칩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기판도 넓어지고 층수가 높아진다.

삼성전기는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했고, 지금은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회사들에 이를 공급한다. 여러 증권사가 공통으로 꼽는 삼성전기의 특별한 점은 “MLCC와 FC-BGA를 한 회사 안에서 모두 최상위 수준으로 만드는 곳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를 기판 안에 아예 묻어 넣는 기술까지 적용하고 있다. 물탱크를 건물 기초 속에 같이 넣어 버리는 셈이다.

“그러니까 아빠, 이 회사는 AI라는 큰 건물이 올라갈 때 쌀도 팔고 기초 공사도 하는 회사야.”
“쌀집이랑 건설사를 같이 하는 거네.”
“맞아. 그리고 둘 다 지금 물건이 모자라.”

나는 노트의 물음표 세 개를 지우고 이렇게 적었다. “MLCC = 전자제품의 쌀, 칩 옆 물탱크. FC-BGA = 칩의 기초 공사. 둘 다 품귀.”


2장. 3분기 성적표: 매출 30% 늘 때 이익은 165% 늘었다

딸과 함께 노트북으로 삼성전기 실적을 보는 화자 일러스트
삼성전기 3분기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65% 늘었다.

집에 도착하자 다은은 노트북을 식탁에 펴 놓고 삼성전기 실적 자료를 띄웠다. 아내가 보리차를 내왔다.

“아빠, 이 표부터 봐. 최근 7개 분기야.”

분기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2025년 2분기 2조7,846억원 2,130억원 7.6%
2025년 3분기 2조8,890억원 2,603억원 9.0%
2025년 4분기 2조9,021억원 2,395억원 8.3%
2026년 1분기 3조2,091억원 2,806억원 8.7%
2026년 2분기 3조4,572억원 4,404억원 12.7%
2026년 3분기 3조7,633억원 6,910억원 18.4%
2026년 4분기(SK증권 추정) 약 3조9,430억원 약 8,621억원 약 21.9%
삼성전기 2025년 2분기부터 2026년 4분기 전망까지 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막대 차트
분기 영업이익은 2025년 3분기 2,603억원에서 2026년 3분기 6,910억원으로 늘었다. 4분기는 SK증권 추정 8,621억원.

숫자를 한참 들여다봤다. 매출은 1년 동안 2조8,890억원에서 3조7,633억원으로 30% 늘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2,603억원에서 6,910억원으로 165%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매출은 30% 늘었는데 이익이 2.6배가 된 건 무슨 마술이야?”
“마술 아니고 택시랑 똑같아. 아빠 택시로 설명해 볼게.”

쉬운 예시: 같은 거리, 다른 요금

다은의 설명은 이랬다. 내가 하루 200킬로미터를 달린다고 치자. 기름값, 할부금, 보험료는 거의 정해져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같은 거리를 달려도 손님들이 장거리, 심야, 고급 콜만 부른다. 게다가 요금 자체도 올랐다. 그러면 달린 거리는 비슷한데 손에 남는 돈은 확 늘어난다.

삼성전기가 딱 그렇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3분기 MLCC 출하량은 한 자릿수 초반 증가에 그쳤다. 그런데 평균판매가격(ASP)은 10%대 초반 올랐다. 비싼 AI 서버용 제품 비중이 늘었고, 가격 인상도 시작됐기 때문이다. 공장은 이미 꽉 찬 상태라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없는데, 같은 공장에서 더 비싼 물건을 만들어 더 비싸게 판 것이다.

시장 예상도 넘었다, 환율이 발목을 잡았는데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6,453억원이었다. 실제는 6,910억원으로 약 7% 높았다. 매출은 전망치(3조8,264억원)보다 조금 낮았는데, 이익이 더 많이 나왔다는 건 ‘질’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더 놀라운 건 환율이다. 삼성전기 같은 수출 기업은 달러로 받은 돈을 원화로 바꿔 장부에 적는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약 1,417원으로 2분기(약 1,501원)보다 5.6% 낮았다. 같은 100달러를 팔아도 원화로는 8만원 넘게 덜 들어온 셈이다. 회사도 실적 설명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이 있었지만 AI 데이터센터 부품 수요 고성장으로 MLCC, FC-BGA 고부가품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SK증권은 “환율 하락을 고려하면 실질 서프라이즈 강도는 더 세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같은 업종의 LG이노텍은 정반대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6조3,671억원으로 3분기 기준 처음 6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9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4% 줄었다. 상반기 높은 환율에 사 둔 원재료가 환율이 떨어진 3분기에 제품으로 팔리면서 이익이 깎였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삼성전기 18.4%, LG이노텍 1.5%다. 같은 바람을 맞고도 한쪽은 날았고 한쪽은 주저앉았다.

회사가 직접 한 말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기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핵심은 이렇다.

  • 4분기에도 MLCC와 FC-BGA의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가격 상승이 이어져, 통상 수준을 훌쩍 넘는 전 분기 대비 성장을 예상한다.
  • 2027년에는 1분기부터 매 분기 큰 폭으로 실적이 늘어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 AI 서버용 GPU 하나에 필요한 MLCC 용량은 매년 두 배씩 늘고 있다.
  • AI 서버용 최첨단 MLCC는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고 증설에도 시간이 오래 걸려 빠듯한 수급이 이어질 것이다.

다은이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

“아빠, 이건 회사가 ‘앞으로 1년 넘게 계속 좋아요’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거야. 상장사가 이렇게 말하는 건 꽤 드문 일이야. 틀리면 망신이니까.”

나는 노트에 적었다. “3분기 영업이익 6,910억. 예상보다 7% 많음. 환율 손해 보고도. 회사는 내년까지 매 분기 성장 예고.”


3장. 사업부별 해부: 이익의 3분의 2는 ‘작은 물탱크’에서 나왔다

삼성전기 사업부별 3분기 매출 1년 전 대비 비교 차트
컴포넌트 +36%, 패키지솔루션 +58%, 광학솔루션 +3%. 이익 성장은 MLCC와 기판이 이끌었다.

다음 날인 10월 29일 아침 7시, 출장 준비를 하던 다은이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날 아침 키움증권, SK증권, iM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일제히 삼성전기 보고서를 냈다. 다은이 키움증권 보고서의 표 하나를 짚었다.

“회사는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따로 발표하지 않아. 그래서 증권사들이 추정을 하는데, 키움증권 추정치를 보면 그림이 확 보여.”

사업부 2025년 3분기 매출 2026년 3분기 매출 증가율 3분기 영업이익(추정) 영업이익률(추정)
컴포넌트(MLCC 등) 1조3,812억원 1조8,830억원 +36% 약 4,444억원 약 24%
패키지솔루션(기판) 5,932억원 9,390억원 +58% 약 2,033억원 약 22%
광학솔루션(카메라) 9,146억원 9,413억원 +3% 약 433억원 약 5%

※ 매출은 회사 발표, 영업이익은 키움증권 추정(2026년 10월 29일)

컴포넌트: 데이터센터 비중이 석 달 만에 20%에서 28%로

키움증권은 MLCC의 데이터센터용 매출 비중이 2분기 20%에서 3분기 28%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부 이익률도 2분기 18%에서 3분기 25% 수준으로 올랐다고 봤다. 특히 ‘1005 크기 47마이크로패럿’ 같은 초고용량 하이엔드 제품 매출은 1년 전보다 8배 넘게 늘었고, 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기와 무라타로 제한돼 있다고 분석했다.

패키지솔루션: 분기마다 10% 넘게 오르는 기판값

기판 사업은 매출 증가율이 58%로 가장 가팔랐다. 서버용 CPU, AI 가속기, 네트워크 장비용 고부가 FC-BGA 공급이 늘었다. 키움증권은 FC-BGA 판가가 분기마다 10% 이상 오르고 있고, 저가 제품인 BGA(BT기판)도 가격 인상이 반영됐다고 봤다. SK증권은 FC-BGA 수익성이 20% 후반까지 올라왔다고 추정했다. 키움증권은 4분기 패키지솔루션 서버용 비중이 60%를 넘고, FC-BGA 이익률은 30%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광학솔루션: 홀로 제자리, 하지만 ‘로봇의 눈’이 보인다

카메라 모듈은 매출이 3% 느는 데 그쳤다.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2억 화소 폴디드줌 카메라 신규 양산, 폴더블폰과 전기차용 카메라 공급 확대가 실적을 받쳤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가 하나 나왔다. 삼성전기는 3분기부터 북미 거래선에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를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당일 로봇주가 일제히 뛴 것도 이 소식과 무관하지 않다.

쉬운 예시: 쌀집과 건설사와 사진관

내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정리됐다. 삼성전기라는 건물 1층에 쌀집(컴포넌트), 2층에 건설사(패키지), 3층에 사진관(광학)이 있다. 1년 전에는 세 가게가 고만고만하게 벌었다. 지금은 쌀집과 건설사가 손님이 넘쳐 줄을 세우고 가격표를 새로 붙이는 중이고, 사진관은 예전 그대로다. 건물주(주주) 입장에서는 월세 대부분이 1, 2층에서 나온다.

다은이 덧붙였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광학 비중이 줄어드는 걸 오히려 좋게 봐. 키움증권은 2027년에 컴포넌트 매출 비중이 62%까지 올라갈 거라고 추정했어. 돈 잘 버는 가게가 건물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커지는 거지.”


4장. 27만원에서 227만원, 그리고 반 토막: 2026년 삼성전기 주가 롤러코스터

주가 차트 모양 롤러코스터를 탄 택시기사 일러스트
삼성전기는 2026년 초 약 27만원에서 6월 종가 227만원까지 올랐다가 10월 111만원대까지 밀렸다.

사실 전날 밤, 다은이 잠든 뒤에도 나는 새벽 2시까지 올해 삼성전기 주가를 처음부터 다시 따라가 봤다. 그러고 나니 왜 내 속이 이렇게 시끄러웠는지 이해가 됐다. 이 종목은 1년 만에 놀이공원 하나를 통째로 지어 버렸다.

삼성전기 최근 1년 월말 종가 추이 선 차트
2025년 10월 말 24만5천원에서 2026년 6월 말 218만4천원, 10월 28일 130만6천원.
시점 일어난 일 주가
2025년 10월 말 AI 서버 부품 기대가 막 싹틀 무렵 24만5천원(월말 종가)
2026년 1월 2일 새해 첫 거래일 약 27만원
2026년 5월 13일 장중 처음 100만원 돌파, ‘황제주’ 등극 100만원 돌파
2026년 5월 29일 현대차증권·다올투자증권 목표가 230만원, 하루 15.04% 급등 212만7천원, 시총 158조8,735억원
2026년 6월 2일 단기 급등 부담에 차익실현, 9.58% 하락 181만3천원
2026년 6월 19일 연초 대비 740% 상승, 코스피 시총 4위 227만원(종가 기준 최고)
2026년 7월 28~30일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보도, 레버리지 ETF 쏠림 해소로 증시 폭락 장중 80만원대
2026년 7월 31일 코스피 하루 17.91% 폭등, 삼성전기 상한가(+29.92%) 상한가
2026년 10월 8일 10월 초 고점권에서 밀리기 시작 154만6천원
2026년 10월 15일 미국 물가 충격, 하루 15.36% 급락 116만3천원
2026년 10월 26일 실적 발표 직전 바닥권 111만8천원
2026년 10월 28일 역대 최대 실적 발표, 8.74% 상승 130만6천원, 시총 97조5,500억원

※ 52주 장중 최고가는 241만7천원, 종가 기준 최고가는 227만원. 장중 80만원대는 네이버 증권 월간 시세 기준

상승 1막: ‘쌀값’이 오른다는 소문

5월의 급등은 MLCC 가격 인상 사이클에 대한 기대에서 시작됐다. SK증권은 5월 26일 보고서에서 “지난 1년간 D램 고정거래가격은 세 자릿수 % 올랐지만 MLCC는 5% 안팎 오르는 데 그쳤다, MLCC 가격 인상 사이클은 이제 초입”이라고 썼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1조6천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 MLCC 가격 인상 초입, FC-BGA 공급 부족, MLCC와 고성능 기판을 동시에 가진 유일한 포트폴리오를 상승 이유로 꼽았다.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선수금을 줄 정도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락 2막: 잔인한 7월

그리고 7월이 왔다. 한국경제는 그달을 ‘잔인한 7월’이라고 불렀다. 6월 초 8,800선을 넘던 코스피는 7월 한 달 동안 22.19% 빠졌다. 7월 28일과 29일에는 코스피 역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중국 업체가 반도체 노광장비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미국 반도체주를 흔들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렸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신용융자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낙폭이 커졌다. 그리고 7월 31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17.91% 폭등했다. 그날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기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나는 그 7월을 잊지 못한다. 6월에 221만원에 산 세 주가 80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운전대를 잡은 손에 땀이 났다. 동료 배만철 기사는 “윤 기사, 그거 다 거품이야, 지금이라도 팔아” 했다. 나는 팔지 못했다.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손해를 확정하는 게 무서워서였다.

쉬운 예시: 소문난 맛집의 줄

이 롤러코스터는 소문난 맛집의 줄과 비슷하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 줄이 길어지고, 줄이 길어지면 그 자체가 소문이 돼 줄이 더 길어진다. 그러다 누군가 “옆 동네에 더 싼 집이 생겼대” 한마디만 해도 줄이 순식간에 흩어진다. 그런데 정작 식당 주방은 그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밥을 지었다. 주가는 줄의 길이고, 실적은 주방의 밥솥이다. 5월부터 10월까지 줄은 몇 번이나 길어졌다 흩어졌지만, 밥솥에서 나온 밥은 분기마다 늘었다. 2분기 4,404억원, 3분기 6,910억원.


5장. 10월에 왜 또 떨어졌나: 154만원에서 111만원까지, 세 개의 바람

폭풍 속 택시 옆에서 우산을 든 화자 일러스트
10월 삼성전기는 반도체 불안, AI 투자 둔화 우려, 외국인 매도라는 세 바람에 흔들렸다.
2026년 10월 삼성전기 일별 종가 선 차트
10월 8일 154만6천원에서 10월 26일 111만8천원까지 27.7% 하락한 뒤 이틀 만에 130만6천원으로 반등했다.

10월 들어 삼성전기는 다시 미끄러졌다. 10월 8일 154만6천원이던 주가는 10월 26일 111만8천원까지 27.7% 내려왔다. 실적이 좋아질 거라는 건 모두가 알았는데 왜 그랬을까. 내 노트에는 세 개의 바람이 적혀 있다.

날짜 종가 하루 등락 그날의 바람
10월 8일 154만6천원 -3.6% 고점권, 차익 매물
10월 12일 148만7천원 -3.8% 차익 매물 지속
10월 13일 136만3천원 -8.3% 중국 CXMT 차세대 D램 발표 충격
10월 14일 137만4천원 +0.8% 숨 고르기
10월 15일 116만3천원 -15.4% 미국 물가 충격, 코스피·코스닥 서킷브레이커
10월 16일 118만8천원 +2.1% 기술적 반등
10월 19일 117만원 -1.5% 관망
10월 20일 115만5천원 -1.3% 관망
10월 21일 116만8천원 +1.1% 엔비디아와 기판 파트너십 발표(장 마감 뒤)
10월 22일 114만5천원 -2.0% 장중 5%대 강세 뒤 코스피 급락에 밀림
10월 23일 112만2천원 -2.0% 장중 104만8천원까지 하락
10월 26일 111만8천원 -0.4% 실적 발표 직전 바닥권
10월 27일 120만1천원 +7.4% 미국 기술주 훈풍, 실적 기대
10월 28일 130만6천원 +8.7% 역대 최대 실적 발표

※ 종가는 삼성전기 IR 주가정보(한국거래소 정규장) 기준

첫 번째 바람: 반도체 전체를 덮친 불안

삼성전기는 반도체 회사가 아니지만 시장은 반도체 부품주로 묶어서 본다. 10월 13일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발표, 10월 15일 미국 물가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날, 삼성전기도 함께 쓸려 내려갔다. 10월 15일 하루 낙폭은 15.36%였다.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라, 회사가 서 있는 동네 전체에 홍수가 난 것이다.

두 번째 바람: “AI 투자, 이제 꺾이는 거 아냐?”

매일경제는 10월 20일 IBK투자증권 보고서를 소개하며 “MLCC와 기판 공급 부족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함께 오르고 있지만, AI 투자 둔화 우려가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썼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쏟는 돈이 언젠가 줄어들면 쌀 주문도 줄어든다. 7월 폭락의 기억이 생생한 투자자들은 작은 불안에도 먼저 팔고 봤다.

세 번째 바람: 외국인의 썰물

네이버 증권 기준으로 외국인 지분율은 9월 22일 37.95%에서 10월 23일 36.36%까지 내려왔다. 10월 23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12만4천여 주를 순매도했다. 1주가 110만원대이니 1,400억원 가까운 금액이다. 그 물량을 개인이 받았다.

쉬운 예시: 잘 되는 식당 앞 공사

내 단골 국밥집 앞에 몇 달 전 도로 공사가 시작됐다. 국밥 맛은 그대로였고 주방은 여전히 바빴는데, 공사 가림막 때문에 지나가던 손님이 줄었다. 사장님은 “맛이 변한 게 아닌데 왜 손님이 줄지” 하고 한숨을 쉬었다. 10월의 삼성전기가 그랬다. 주방(실적)은 멀쩡했는데, 가게 앞 도로(시장 분위기)가 막혀 있었다. 그리고 실적 발표는 가림막을 걷어 낸 날이었다.


6장. 이틀 만에 16.8%, 다시 오른 네 가지 이유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대비 실제, 4분기 추정치 비교 막대 차트
3분기 영업이익 6,910억원은 컨센서스 6,453억원을 웃돌았고, 증권사들은 4분기 8,600억원대를 추정한다.

10월 27일 화요일과 28일 수요일, 이틀 동안 삼성전기는 111만8천원에서 130만6천원으로 올랐다. 29일 아침 식탁에서 나는 다은과 함께 그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이유 하나: 반도체 큰형들이 먼저 길을 열었다

10월 28일 아침 SK하이닉스가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과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을 발표했다. 코스피는 그날 6.63% 올라 6,012.44로 마감했고,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째 함께 사들였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이 걷히자, 같은 동네에 사는 삼성전기에도 햇볕이 들었다. 전날인 27일에는 미국 기술주 강세와 함께 삼성전기도 장중 8% 넘게 올랐다. (SK하이닉스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이유 둘: 숫자가 소문을 이겼다

5월의 상승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였다면, 이번에는 실제 숫자가 나왔다. 영업이익 6,910억원, 영업이익률 18.4%, 시장 전망치보다 약 7% 많은 이익. 그리고 회사가 직접 “4분기도, 2027년 매 분기도 큰 폭 성장”을 예고했다. SK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을 8,621억원으로 추정하며 컨센서스(약 7,000억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도 8,609억원으로 거의 같은 숫자를 냈다.

이유 셋: ‘쇼티지’가 숫자로 확인됐다

SK증권 보고서 제목이 모든 걸 말해 준다. “풀캐파, 재고 3주, ASP 6불: 쇼티지가 숫자로 왔다.” 공장 가동률은 예상을 넘어 사실상 최대치에 도달했고, 재고는 3주 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며, MLCC 평균판매가격은 처음으로 6달러대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7~10년 전 이전 호황기의 가격 고점이 5달러 중반이었으니, 지금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가격대에 들어선 것이다.

이유 넷: 장기계약이 ‘예약 장부’를 채웠다

키움증권은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진행 중인 고객사가 2분기 10곳에서 3분기 50곳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이코노믹도 50여 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키움증권은 이 장기계약 물량이 2027년 MLCC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님이 내년 치 쌀을 미리 계약하고 가는 셈이니, 쌀집 사장 입장에서는 내년 장사가 반쯤 확정된 것이다.

쉬운 예시: 예약이 꽉 찬 택시

나는 이 네 가지를 택시로 바꿔 적었다. 첫째, 도시 전체에 큰 행사가 열려 거리에 사람이 늘었다(반도체 업황 회복). 둘째, 내 하루 매출이 실제로 찍혔다(실적). 셋째, 모든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다녀 빈 차가 없다(쇼티지). 넷째, 내년 출퇴근 예약 손님이 50명이나 줄을 섰다(장기계약). 이런 택시 면허라면 값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


7장. MLCC 가격 사이클: 전고점이 없는 ‘쌀값’의 시대

쌀가게 앞에 줄 선 대기업 손님들을 바라보는 화자 일러스트
AI 서버용 고급 MLCC는 무라타와 삼성전기 두 회사가 약 85%를 나눠 갖는다.

다은은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고 노트북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렸다.

“아빠, 반도체 메모리 값이 오르내리는 건 익숙하잖아. 근데 MLCC는 원래 값이 잘 안 오르는 부품이었어. 오히려 해마다 조금씩 깎이는 게 보통이었지. 그게 올해 확 바뀌었어.”

시점 일어난 일
2026년 3월 세계 1위 무라타 MLCC 가격 인상
2026년 5월 3위 다이요유덴 가격 인상
2026년 8월 삼성전기, 생산라인이 거의 꽉 찬 가운데 MLCC 가격 약 30% 인상(코리아헤럴드 보도)
2026년 8월 중순 서버용 고용량 MLCC 일부 품목 재고 소진, 일부 고용량 제품 납기 약 40주까지 늘어남(트렌드포스)
2026년 9월 1일 다이요유덴 추가 인상. 삼성전기 역대 최대 MLCC 장기계약(1조722억원) 공시
2026년 4분기 트렌드포스 전망: 삼성전기 소비자용 X5R 평균 25~30%, AI 서버용 X6S 10~20% 인상
2026년 9월 무라타, 9개 시리즈 일부 품목 단종 통보(2028년 3월까지 최종 주문)
2026년 10월 SK증권 “MLCC ASP 처음 6달러대 돌파, 연말연초 7달러대 기대”

왜 오르나: 공장 하나로 두 가지 쌀을 못 짓는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스마트폰과 PC 수요는 여전히 시원찮은데 일반 MLCC 값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코리아헤럴드의 설명이 명쾌했다. MLCC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AI 서버용 고급 제품 쪽으로 옮기면서 일반 제품을 만들 자리가 줄었다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도 삼성전기가 소비자용 X5R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는 이유를 “수익성 낮은 수요를 억제하고 생산능력을 고급 라인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라타가 일부 품목을 단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쉬운 예시: 잔칫날의 방앗간

우리 동네 방앗간을 생각하면 쉽다. 평소엔 가래떡도 뽑고 고춧가루도 빻는다. 그런데 큰 잔치를 앞두고 비싼 찹쌀떡 주문이 쏟아지면, 방앗간 주인은 기계를 찹쌀떡 쪽으로 돌린다. 그러면 가래떡을 뽑을 시간이 줄어 가래떡 값도 오른다. 찹쌀떡을 사 가는 잔칫집(빅테크)은 값을 더 쳐 줘서라도 내년 잔치 몫까지 미리 예약한다. 방앗간 주인 입장에서는 찹쌀떡도 비싸게, 가래떡도 비싸게 파는 드문 시절이 온 것이다.

점유율: 무라타와 삼성전기, 두 집의 시장

코리아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무라타가 세계 MLCC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2위 삼성전기와 3위 다이요유덴까지 합친 세 회사가 약 70%를 차지한다. AI 서버용 MLCC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렌드포스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은 무라타 45%, 삼성전기 40%로 두 회사가 85%를 나눠 갖는다.

구분 무라타(일본) 삼성전기(한국) 기타
전체 MLCC 점유율 약 40%(1위) 2위 다이요유덴 포함 상위 3사 약 70%
AI 서버용 MLCC 점유율 약 45% 약 40% 약 15%

※ 코리아헤럴드(2026년 8월 3일), 트렌드포스 집계 인용 보도(2026년 10월 6일)

“아빠, 이게 핵심이야. 일반 쌀은 여러 집이 팔지만, 잔칫상에 올라가는 최고급 찹쌀은 사실상 두 집만 팔아. 그래서 가격 결정권이 생기는 거야.”

나는 노트에 적었다. “AI용 MLCC = 무라타와 삼성전기 두 집. 값 올려도 손님이 안 떠남. 오히려 예약함.”


8장. 기판과 장기계약: 7건, 4조3천억원, 그리고 6조7,800억원짜리 공장

거대한 기초 위에 올라가는 고층 건물을 올려다보는 화자 일러스트
삼성전기는 장기공급계약 7건(약 4조3천억원)을 맺고 세종·베트남에 약 6조7,800억원을 투자한다.

전날 오후 세종사업장 쪽으로 손님을 내려 주고 돌아오던 길에 본 크레인 몇 대가 떠올랐다. 다은이 보여 준 자료를 보니 그게 그냥 공사가 아니었다.

회사가 따낸 ‘내년 예약 장부’

삼성전기는 5월 이후 매출의 2.5% 이상인 대형 장기공급계약을 공시 기준 7건 체결했고, 누적 금액은 4조3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결 매출(11조3,145억원)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시점 계약·투자 내용 규모
2026년 5월 글로벌 빅테크와 AI 반도체용 실리콘 커패시터 장기공급계약 약 1조5,500억원
2026년 9월 1일 글로벌 기업과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2027년 1년간), 역대 최대 MLCC 계약 1조722억원
2026년 10월 초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올해 6번째 MLCC 계약) 약 2,900억원
2026년 10월 19일 메모리 반도체 패키지기판 장기공급계약(2027년 1년간) 3,605억원
5월 이후 누적 공시 기준 장기공급계약 7건 약 4조3천억원
2026년 9월 29일 세종 FC-BGA 증설 4조2,700억원 + 베트남 법인 2조5,100억원 총 약 6조7,800억원
2026년 10월 21일 엔비디아와 패키지기판 공급 파트너십, 세종·부산에 공동 투자 전용 라인 금액 비공개

단일 제품 사상 최대 투자

9월 29일 발표된 세종사업장 투자는 4조2,700억원으로 삼성전기 역사상 단일 제품 기준 최대 규모다. 투자 기간은 2026년 9월부터 2028년 5월까지, 양산은 2028년 9월부터다. 베트남 법인에도 약 2조5,100억원을 들여 FC-BGA 공장을 넓힌다. 장덕현 사장은 “차별화된 기판 기술로 FC-BGA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10월 21일, 삼성전기는 엔비디아와의 패키지기판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함께 돈을 대 세종과 부산 사업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만들고, 올해부터 여러 해 동안 AI 연산 칩용 기판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스위치)용 기판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이 고객사로 가는 물량이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 2028년에는 패키지기판 전체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은 증설 금액의 상당 부분을 고객사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SK증권도 “장기계약보다 중요한 건 투자 지원”이라며 이번 기판 사이클의 계약과 설비투자가 6년 전 기판 호황 때보다 더 우호적이고 안전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쉬운 예시: 입주 예정자가 계약금을 낸 아파트

이건 분양이 다 끝난 아파트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 건설사가 자기 돈으로 덜컥 짓고 나서 분양이 안 되면 망한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가 미리 계약금을 내고, 심지어 공사비 일부까지 보태 준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건설사는 훨씬 마음 편히 크레인을 세울 수 있다. 삼성전기의 기판 증설이 그렇다. 크레인은 고객이 이미 줄을 선 상태에서 올라가고 있다.

다음 무기들: 실리콘 커패시터, 임베디드 기판, 유리기판

키움증권은 쇼티지 외에도 신사업이 밸류에이션에 프리미엄을 더할 수 있다고 봤다. 첫째, 실리콘 커패시터 수요가 늘고 있고 추가 물량 논의가 활발하다. 둘째, 기판 안에 MLCC를 넣는 임베디드 기판 수주가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2027년에는 ABF기판 매출의 30%까지 커질 수 있다. 셋째, 유리기판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디일렉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동우화인켐과 글라스코어 생산 합작법인 본계약을 맺었고, 일부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기술 승인과 샘플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다은이 말했다.

“아빠, 이 회사는 지금 돈을 많이 벌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쓰고 있어. 그건 나중에 리스크 이야기할 때 다시 볼게.”

나는 노트 한쪽에 별표를 쳤다. “번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질 수 있음. 나중에 확인.”


9장. 경쟁사와 비교하면: 무라타보다 싸고, 야게오보다 비싸다

삼성전기와 글로벌 MLCC·기판 경쟁사의 2027년 PER 비교 가로 막대 차트
2027년 이익 기준 PER은 삼성전기 27.7배로 무라타 32.8배, 이비덴 61.1배보다 낮다.

10월 29일 아침 8시, 다은을 정부청사 앞에 내려 주고 택시 기사 쉼터에 들렀다. 배만철 기사가 커피를 건넸다. 예순두 살, 나보다 택시 경력이 10년 긴 선배다. 그는 올봄 LG이노텍을 샀다.

“윤 기사, 삼성전기 올랐다며. 나는 이노텍 들고 있는데 이익이 반 토막 났대. 같은 부품회사인데 왜 이렇게 달라?”
“형님, 제가 딸한테 배운 대로 말씀드리면, 이노텍은 매출의 85%가 카메라예요. 삼성전기는 이익 대부분이 MLCC랑 기판에서 나오고요.”
“카메라는 안 되는 거야?”
“안 되는 건 아닌데, 지금 물건이 모자라서 값이 오르는 건 MLCC랑 AI용 기판이래요.”

배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마디 했다. “그래도 비싸잖아. PER이 몇 배라며.” 맞는 말이다. 그래서 다은에게 받은 비교표를 꺼냈다.

회사 주력 시가총액 2026년 영업이익률(전망) 2026년 PER(전망) 2027년 PER(전망) 2027년 ROE(전망)
삼성전기(한국) MLCC·FC-BGA·카메라 약 97조6천억원 14.5% 60.8배 27.7배 27.5%
무라타(일본) MLCC 세계 1위 약 112조원 15.3% 55.9배 32.8배 13.2%
다이요유덴(일본) MLCC 3위 약 10조8천억원 6.1% 82.0배 38.8배 8.5%
야게오(대만) MLCC·수동부품 약 46조6천억원 27.4% 28.0배 16.9배 30.5%
이비덴(일본) FC-BGA 약 46조7천억원 14.9% 100.3배 61.1배 15.1%
유니마이크론(대만) FC-BGA 약 74조8천억원 17.4% 46.6배 24.5배 41.2%

※ 블룸버그 컨센서스, 키움증권 정리(2026년 10월 29일 보고서). 시가총액은 원화 환산

표가 말해 주는 것

첫째, 삼성전기의 올해 PER 60.8배는 절대적으로 비싸다. 은행 예금 이자로 치면 1.6%짜리 수익률이다. 둘째, 그런데 내년 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27.7배로 내려온다. 이익이 1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같은 기준으로 무라타는 32.8배, 이비덴은 61.1배다. 키움증권은 “현재 주가는 2027년 이익 기준 PER 24.7배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가파르게 오르는 주당순이익(EPS)과 부진한 주가 사이의 괴리가 해소될 타이밍이라고 했다(키움증권 자체 추정 기준으로는 2026년 PER 52.6배, 2027년 24.7배다). 넷째,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은 삼성전기 27.5%로, 무라타(13.2%)의 두 배다.

국내 맞수 LG이노텍

항목 삼성전기 LG이노텍
3분기 매출 3조7,633억원(+30%) 6조3,671억원(+18.6%)
3분기 영업이익 6,910억원(+165%) 948억원(-53.4%)
영업이익률 18.4% 1.5%
시장 전망 대비 영업이익 약 7% 상회 영업이익 약 52% 하회
매출 중심 MLCC·기판(이익의 대부분) 카메라 모듈(매출의 약 85%)
FC-BGA 위치 서버·AI 가속기용 하이엔드 공급 중 PC CPU용 양산, AI·서버용은 2028년까지 단계적 진출 계획
최근 증권가 반응 목표주가 유지·상향 한국투자증권 목표가 85만원에서 60만원으로 하향

배 기사는 표를 보더니 웃었다. “이노텍은 매출이 더 큰데 이익이 7분의 1이네. 덩치 큰 놈이 꼭 힘센 건 아니구먼.” 한국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2027년 예상 PER이 10.3배까지 낮아져 FC-BGA 사업 확대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봤다. 싸다는 건 그만큼 시장이 아직 믿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쉬운 예시: 같은 시장 다른 가게

같은 시장 안에 쌀가게 두 곳이 있다고 해 보자. 한 곳은 매출이 크지만 대부분 마진이 적은 잡곡을 판다. 다른 곳은 매출은 작아도 잔칫집이 줄 서는 찹쌀을 판다. 권리금(주가)은 당연히 찹쌀집이 비싸다. 문제는 그 권리금이 ‘내년에도 잔치가 계속된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10장. 증권가의 시각: 목표주가 200만원에서 280만원까지

증권사별 삼성전기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비교 차트
10월 29일 보고서 기준 목표주가는 200만~280만원, 컨센서스 평균 241만3,158원이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10월 29일 아침, 증권사 보고서들이 쏟아졌다.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였다. 네이버 증권이 집계한 10월 28일 기준 목표주가 평균은 241만3,158원이다. 10월 28일 종가(130만6천원)보다 약 85% 높다.

증권사(보고서 날짜) 투자의견 목표주가 보고서 제목과 핵심
SK증권(10월 29일) 매수 200만원(유지) “풀캐파, 재고 3주, ASP 6불: 쇼티지가 숫자로 왔다.” 4분기 영업이익 8,621억원, 2026년 2.3조원, 2027년 4.6조원 전망
iM증권(10월 29일) 매수 210만원 “2027년까지 매 분기 QoQ 증익 구간”
신한투자증권(10월 29일) 매수 270만원 “최고의 타이밍”
키움증권(10월 29일) 매수 280만원(유지) “중장기 수혜 가시성 상향, 끊임없이 증명하는 중.” 2026년 영업이익 2.27조원, 2027년 4.85조원 전망
KB증권(6월 19일) 매수 300만원 220만원에서 상향
DB증권(6월 1일) 매수 300만원 160만원에서 상향
컨센서스 평균(10월 28일) 매수 241만3,158원 네이버 증권 집계

숫자로 보는 지금의 주가

지표 값 기준
주가 130만6천원 10월 28일 종가
시가총액 97조5,500억원 10월 28일, 발행주식 7,469만주
52주 최고·최저 장중 241만7천원 / 종가 기준 최저 20만4천원 종가 기준 최고는 227만원
PER 2026년 52.6배, 2027년 24.7배 키움증권 추정
PBR 2026년 8.15배, 2027년 6.13배 키움증권 추정
ROE 2026년 16.9%, 2027년 28.3% 키움증권 추정
배당 주당 2,350원(2025년), 배당수익률 약 0.2% 네이버 증권, 키움증권
외국인 지분율 36.45% SK증권(10월 28일)
주요 주주 삼성전자 외 4인 23.77%, 국민연금 9.95% SK증권

수급: 기관이 사고, 개인이 팔았다

날짜 외국인 기관 개인
10월 22일 -2만4,865주 -4만1,943주 +6만9,593주
10월 23일 -12만4,462주 +3만170주 +9만170주
10월 26일 -5,016주 +4만7,605주 -4만2,701주
10월 27일 +3만7,887주 +11만7,550주 -15만5,867주
10월 28일 -1만484주 +8만6,873주 -8만2,023주

※ 네이버 증권 투자자별 매매동향(순매수 수량)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동안 기관은 25만여 주를 샀고 개인은 28만여 주를 팔았다. 외국인은 하루는 사고 하루는 팔며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SK증권은 “전기전자 기업들 중 시가총액 대비 기관투자자 수급은 상대적으로 비어 있다”며 실적과 수급 여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간이라고 봤다. 바꿔 말하면, 아직 큰손들의 장바구니가 덜 찼다는 뜻이다.

쉬운 예시: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각

목표주가는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각과 비슷하다. 길이 안 막히면 그 시각에 도착하지만, 사고가 나거나 공사를 하면 한참 늦어진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은 출발할 때 계산한 시각을 길 위에서 계속 고친다. 6월에 300만원을 부르던 증권사도 있었고, 지금 200만원을 부르는 곳도 있다. 키움증권의 과거 목표주가 이력을 보면, 7월에 280만원을 제시한 뒤 실제 주가는 그 목표보다 평균 50% 넘게 낮은 곳에서 움직였다. 도착 예정 시각은 참고용이지 약속이 아니다.


11장. 리스크와 반대 시각: 내가 노트에 빨간 펜으로 적은 일곱 가지

안개 낀 계곡의 흔들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는 화자 일러스트
높은 PER, AI 투자 둔화, 환율, 설비투자 부담, 증설 경쟁이 삼성전기의 주요 리스크다.

쉼터를 나서는데 다은에게서 긴 메시지가 왔다. 일부러 반대편 이야기만 모아 보낸 것이었다. “좋은 얘기만 들으면 6월의 아빠가 또 나와.” 맞는 말이었다. 나는 빨간 펜을 들었다.

리스크 무슨 뜻인가 확인할 숫자
1. 비싼 몸값 2026년 PER 52.6배, PBR 8.15배(키움증권 추정). 실적이 기대에 조금만 못 미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4분기 영업이익 8천억원대 달성 여부
2. AI 투자 둔화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이면 MLCC·기판 주문도 줄어든다. 7월 폭락과 10월 하락 모두 이 불안에서 출발했다 미국 빅테크 설비투자 계획
3. 환율 3분기 평균 환율이 2분기보다 5.6% 낮았다. 원화가 더 강해지면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10월 28일 1,337.7원)
4. 쓰는 돈이 버는 돈보다 많다 키움증권은 대규모 설비투자로 잉여현금흐름(FCF)이 2026년 -1조2,811억원, 2027년 -1조9,223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 순차입금도 순현금에서 순부채로 바뀐다 분기별 설비투자, 부채비율(2분기 말 57.3%)
5. 공급이 따라잡는 날 무라타가 추가 증설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 업계 신규 기판 생산능력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2028년 이후 가격 흐름
6. 카메라 사업 부진 키움증권은 4분기 광학솔루션 매출이 1년 전보다 17% 줄 것으로 추정 광학솔루션 매출·이익률
7. 극단적 변동성 올해 하루 15% 넘는 급등락이 여러 번 있었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가 낙폭을 키운 전례가 있다 신용융자 잔고, 시장 전체 수급

반대 시각을 하나 더 들어 보면

SK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높아진 눈높이는 불편하다”고 썼다. 시장이 실제로 기대하는 숫자가 공식 컨센서스보다 높다는 뜻이다. 실적이 컨센서스를 넘어도 시장의 ‘체감 기대’를 넘지 못하면 주가는 실망할 수 있다. 코리아헤럴드는 AI 수요가 MLCC 업체들의 이익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국 경쟁사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고 짚었다. 지금은 고급 제품이 두 집 시장이지만, 일반 제품부터 중국 업체들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쉬운 예시: 흔들다리를 건너는 법

리스크를 정리하고 나니 흔들다리가 떠올랐다. 저 건너편(2027년 실적)에는 햇볕이 든다. 그런데 다리 판자 몇 개는 헐겁다. 흔들다리에서 떨어지는 사람은 대개 다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뛰어서 건너다 떨어진다. 6월의 나는 뛰었다. 이번에는 한 칸씩, 난간을 잡고 건너기로 했다.

배만철 기사는 내 빨간 펜 목록을 보고 말했다. “윤 기사, 이거 다 알면서도 사는 거면 그건 도박이 아니라 장사지. 모르고 사는 게 도박이고.”


12장. 앞으로의 일정: 달력에 동그라미 친 날들

달력에 일정을 표시하며 메모하는 택시기사 일러스트
4분기 MLCC 가격 인상 반영, 2027년 1분기 영업이익 1조원 전망, 2028년 유리기판 양산 목표.

잠깐 집에 들러 차고 벽에 걸린 달력에 주황색 펜으로 동그라미를 쳤다. 택시 정기검사 날짜 옆에, 이번에는 삼성전기 일정이 들어갔다.

시기 일정 무엇을 볼까
10월 29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반도체 업황 전망, 삼성 계열사 투자 심리
11월 중순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 상장 추진(보도 기준) AI 투자 심리, 빅테크 자금 흐름
2026년 4분기 MLCC 가격 인상 일부 반영 시작(SK증권) 4분기 영업이익 8천억원대 여부
2027년 1월 말 무렵(예년 기준) 삼성전기 4분기·연간 실적 발표 2027년 가이던스, 장기계약 고객 수
2027년 1분기 MLCC 가격 인상 본격 가속(SK증권 전망),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여부
2027년 연간 장기계약 물량이 MLCC 매출의 60% 이상(키움증권 전망) 데이터센터용 비중 50% 도달 여부
2028년 유리기판 양산 목표, 세종 신규 FC-BGA 라인 9월 양산 신사업 매출화,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변화

쉬운 예시: 택시 정기검사

택시는 정해진 날에 정기검사를 받는다. 검사 날이 다가오면 브레이크와 타이어를 미리 점검한다. 주식도 실적 발표일이 정기검사다. 그날 숫자가 기대에 맞으면 통과, 아니면 재검사다. 나는 이제 뉴스 제목보다 이 달력을 먼저 보기로 했다.


에필로그: 10월 29일 아침, 금강 변 벤치에서 쓴 투자 노트

아침 강변 벤치에서 투자 노트를 쓰는 택시기사 일러스트
주가는 줄의 길이, 실적은 밥솥의 밥. 화자는 4분기 실적을 확인하기로 했다.

10월 29일 목요일 오전 9시 40분. 다음 손님을 받기 전, 금강 변에 차를 세우고 벤치에 앉았다. 보온병의 보리차가 아직 따뜻했다. 아침 햇살이 강물 위에 부서지고 있었다.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노트는 열두 장이 채워졌다.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었다.

윤석구의 삼성전기 투자 노트(2026년 10월 29일)

  1. 이 회사가 파는 것: AI 데이터센터의 ‘쌀'(MLCC)과 ‘기초 공사'(FC-BGA). 둘 다 지금 모자란다. AI 서버용 고급 MLCC는 사실상 무라타와 삼성전기 두 집 시장.
  2. 실적: 3분기 영업이익 6,910억원(+165%), 이익률 18.4%. 환율 손해를 보고도 시장 예상보다 7% 많았다. 4분기 증권사 추정은 8,600억원 안팎.
  3. 주가: 130만6천원. 6월 종가 최고 227만원보다 42.5% 낮다. 이익은 6월보다 커졌는데 주가는 낮아졌다. 이 차이가 기회인지 함정인지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숫자가 말해 줄 것이다.
  4. 몸값: 올해 이익 기준 PER 50~60배는 비싸다. 내년 이익 기준 25~28배는 무라타보다 낮다. 결국 ‘내년 이익이 정말 두 배가 되느냐’가 전부다.
  5. 내가 지킬 것: 추가 매수는 하지 않는다. 6월처럼 뉴스 제목 보고 사지 않는다. 대신 4분기 실적 발표 날 영업이익이 8천억원을 넘는지, 장기계약 고객 수가 늘었는지 확인한다.
  6. 내가 팔 이유: AI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숫자로 확인될 때, MLCC 가격이 다시 내려가기 시작할 때. 주가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는 팔지 않는다. 7월에 배운 것이다.
  7. 잊지 말 것: 주가는 줄의 길이, 실적은 밥솥의 밥. 줄은 매일 바뀌지만 밥솥은 분기마다 확인할 수 있다.

노트를 덮고 시동을 걸었다.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다은이었다. “아빠, 오늘 삼성전자 컨콜 10시야. 운전 중엔 보지 말고.” 나는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알았다. 아빠는 이제 줄 말고 밥솥 본다.”

다음 손님은 정부청사로 가는 젊은 공무원이었다. 그는 뒷자리에서 휴대폰으로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화면에 빨간 숫자들이 스쳐 갔다. 나는 묻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앞을 보고 운전하기로 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삼성전기 3분기 실적은 정확히 얼마인가요?
연결 기준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입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65% 늘었고 둘 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영업이익률은 18.4%로 1년 전(9.0%)의 두 배 수준이며, 에프앤가이드 집계 시장 전망치(약 6,450억원)를 웃돌았습니다.

Q2. MLCC 가격은 왜 오르나요?
AI 서버 한 랙에 들어가는 MLCC가 수십만 개로 늘었고, 고용량·고신뢰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무라타와 삼성전기 정도로 제한적입니다.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AI용 고급 제품으로 돌리면서 일반 제품 공급도 줄어 전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SK증권은 삼성전기 MLCC 평균판매가격이 처음으로 6달러대를 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Q3.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는 6월 고점보다 많이 낮나요?
6월에는 실적보다 기대가 앞서 주가가 크게 올랐고, 7월 반도체 폭락과 레버리지 ETF 청산, 10월 미국 물가 충격과 AI 투자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밀렸습니다. 10월 28일 종가 130만6천원은 종가 기준 최고가 227만원보다 42.5% 낮습니다.

Q4. 증권사 목표주가는 얼마인가요?
10월 29일 보고서 기준으로 SK증권 200만원, iM증권 210만원, 신한투자증권 270만원, 키움증권 280만원이며 모두 매수 의견입니다. 네이버 증권 집계 컨센서스 평균은 10월 28일 기준 241만3,158원입니다. 목표주가는 전망일 뿐 보장이 아닙니다.

Q5. LG이노텍과 무엇이 다른가요?
LG이노텍은 매출의 약 85%가 카메라 모듈이고, 3분기에 환율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948억원(-53.4%)에 그쳤습니다. 삼성전기는 이익의 대부분이 공급 부족 상태인 MLCC와 FC-BGA에서 나옵니다. LG이노텍은 AI·서버용 고급 FC-BGA 시장에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Q6.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요?
높은 밸류에이션(2026년 예상 PER 50배 이상), AI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 원화 강세,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2028년 이후 업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 가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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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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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합뉴스,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익 6천910억원…역대 최대 분기 실적(종합)”, 2026-10-28, https://www.yna.co.kr/view/AKR2026102809965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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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LG이노텍 뉴스룸, “LG이노텍, 3분기 매출 첫 6조 돌파”, 2026-10-27, https://news.lginnotek.com/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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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삼성전기 뉴스룸, “세종사업장 4.27조원·베트남 법인 2.51조원 투자”, 2026-09-29, https://m.samsungsem.com/jp/newsroom/news/view.do?id=10563
  36. 삼성전기 뉴스룸, “삼성전기-엔비디아, 반도체 패키지기판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 발표”, 2026-10-21, https://www.samsungsem.com/kr/newsroom/news/view.do?id=10613
  37. 이데일리, “삼성전기, 엔비디아 기판 공급사 명시에 강세…장중 5%대↑[특징주]”, 2026-10-22, https://www.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3076646645615544
  38. 알파경제, “삼성전기, 엔비디아가 인정한 공식 기판 공급 파트너”, 2026-10-22, https://www.alpha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3954
  39. 디일렉, “삼성전기, 실리콘커패시터·유리기판·휴머노이드 신사업 본궤도”, 2026-07-30,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60345
  40. Bloomberg, “Murata Weighs Further Capacity Expansion to Meet Huge AI Demand”, 2026-10-13,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6-10-13/murata-weighs-further-capacity-expansion-to-meet-huge-ai-demand
  41. 매일경제(영문), IBK투자증권 삼성전기 실적 전망 보도, 2026-10-20, https://www.mk.co.kr/en/stock/12180245
  42. 뉴스핌, “[특징주] 美 기술주 훈풍에 ‘S7’ 강세…SK스퀘어 10%↑”, 2026-10-27,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1027000244
  43. 삼성전자 IR, “Events: 3Q26 Earnings Conference Call”, 2026-10-29, https://www.samsung.com/global/ir/ir-events-presentations/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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